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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해요. 거야?”“네가 자꾸 떠날 처리하기 하고 끈질겼다.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8일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체제가 ‘실사구시 탕평 인선’을 앞세워 출항했다. 정 대표가 지난 2일 취임 일성으로 “정청래를 도왔든, 박찬대를 도왔든 우리는 민주당원이고 하나”라고 외쳤던 약속대로다. 대표 경선 때 정 대표를 돕지 않았던 의원이 당직에 발탁되자 “저는 대표님을 지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임명해주셔서….”(이해식 전략기획위원장)라고 당황스러워 했을 정도다.
다양한 당내 계파가 정청래호(號)에 몸을 실었지만 모두 1등 항해사는 아니다. 그 중에서도 정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사가 있다. 대 재테크 표 당선과 동시에 첫 인선으로 발표한 한민수 비서실장, 김영환 정무실장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정 대표 당선을 돕기 위해 각각 당 대변인과 원내부대표 당직을 던졌다. 캠프 초창기부터 정 대표와 전국을 활보하며 “이재명도 1번, 정청래도 1번”을 호소했다.



한민수 비서실장(왼 대출이자율계산 쪽)과 정청래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4월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서 합동 유세를 하는 모습. 유튜브 '정청래 TV떴다!' 캡처


대표와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비서실장에 발탁된 한민수 의원은 정치부 기자 시절부터 정 대표와 알고 지냈다고 한다. 정 대표가 초선일 때부터 안면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관계를 인천신용보증재단연봉 맺은 건 정 대표가 2012년 19대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간사를 맡았을 때다. 기자이던 한 의원은 당시 정 대표와 가까워지자 “직접 소통하기 전에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사람인지 몰랐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한 의원의 ‘정청래의 사람’이 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4·10 총선이었다. 한 의원은 22대 총선 후보 등 대학생임대아파트 록 마감일인 지난해 3월 22일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 공천을 받았다. 선거를 보름 남긴 시점에 가까스로 본선행 티켓을 따낸 ‘막차 공천’이었다. 정 대표는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을 바삐 다니면서도 틈틈이 한 의원 지역구로 가서 지원 유세를 폈다. 선거를 불과 3일 앞둔 지난해 4월 7일에도 정 대표는 강북을 찾았다. 둘은 유세차에 올라, 또 시장을 돌며 “한 특이사항 영어 민수를 뽑아달라”고 함께 외쳤다.
이런 도움을 정 대표로부터 받은 한 의원은 정 대표가 당권에 도전하자 “정청래 의원이 선거에 나가면 내가 돕지 않을 방법이 없다”며 대변인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구을)이 7월 14일 오후 대구 동구 신암동의 한 식당에서 당원 간담회에서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 의원, 임오경 의원(경기 광명시갑), 김영환 의원(경기 고양시정), 이성윤 의원(전북 전주시을). 뉴스1


정무실장 김영환 의원도 “빚은 갚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정 대표를 도운 인사다. 김 의원은 22대 총선 출마를 앞둔 2023년 11월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당시 자신의 책 『추락하는 경제, 무너지는 대한민국』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 당연히 와 주리라 기대했던 정치인 상당수가 참석하지 않았다. 유일한 예외는 수석최고위원이던 정 대표였다. 현역 의원으로서 유일하게 참석한 정 대표는 3시간 30분 동안 자리를 지키면서 당원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어줬다고 한다.
김 의원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메디치미디어’에 나와 “보좌관으로 모신 의원 중 한 분도 안 오고 영상 축사도 안 보내줬는데, 가장 인기가 좋은 정청래 의원이 와줘서 되게 고맙더라. 그래서 내가 이 분은 언제 한번은 도와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정 대표가 신설한 당직 민원정책실장을 맡은 임오경 의원도 정 대표와 가까운 대표적 인물이다. 임 의원은 2020년 영입 인재 강의를 하러 온 정 대표와 첫 인연을 맺었다.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정치가 생소하고 막막한 때였다. 임 의원은 교육을 마치고 정 대표에게 “조금 더 배우고 싶다”고 했고, 정 대표는 바로 다음 날 임 의원에게 3시간가량 국회 생활 전반에 관해 조언했다고 한다. 임 의원은 “정 대표가 ‘정치인이 되려면 지역과 정책을 알아야 한다. 2년은 당직을 맡지 말라’고 해서 지역과 상임위 활동에 전념했다”고 했다. 정 대표의 ‘족집게 과외’가 통해서일까. 체육인 임 의원은 집권 여당의 재선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정 대표 체제의 당직 인선을 자세히 뜯어보면, 정 대표가 꾸준히 챙기고 있는 원외 인사도 보인다. 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수석부의장을 맡은 이병훈 전 의원이 그런 사례다. 그는 22대 총선에서 비명으로 낙인 찍혀 재선에 실패했다. 그런 그를 정 대표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하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가 5·18 민주묘지를 방문했을 때도 이 의원을 동행시켰고, 취재진이 사진을 찍고 브리핑을 할 때마다 “이병훈 의원, 이리 오세요”라며 그를 챙겼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해 고문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전민규 기자.


다만, 정 대표의 포용력에 관해선 의구심 또한 여전하다. 한 재선 의원은 “호불호가 워낙 확실한 캐릭터라 당을 어떻게 아우를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정 대표의 강한 캐릭터 또한 여전히 불을 뿜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의 광주 일정에 불참한 의원들을 향해 “광주시장, 전남지사도 오셨는데 지역 의원들은 어디 있느냐”고 질타한 게 대표적이다. 그런 호통이 있자 경선에서 박찬대 의원을 도왔던 정진욱(광주 동남갑) 의원은 페이스북에 “독일여행 3일째”라며 해명 글을 올리기도 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